House M.D. 1×09 DNR

House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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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sive Attack 의 음악 “Teardrop” 과 Digital Kitchen 의 영상미가 만난 House M.D. 의 인트로 영상. 참고로 Dexter 의 센스있는 인트로 영상도 Digital Kitchen 에서 제작했다.)

내가 유일하게 찾아보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House M.D.” 다. CSI 도 종영된 분량만 보고 말고 24 도 1 시즌 중반정도만 보다 말고, Grey’s Anatomy 도, Prison Break 도 예외없이 보다 만 내가 유일하게 종영분은 물론이고 매주 방영분이 뜰때마다 다운 받아서 보는 드라마다.1

매 에피소드마다 희귀병에 걸린 환자가 나오고 하우스 박사가 범죄 사건의 범인을 추리하듯 병명과 원인을 밝혀내는게 주된 구성이다. 이런 구성이 시즌 3 (현재 방영중) 까지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중간에 질려서 그만 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하우스 박사 특유의 괴팍한 성격과 그에 걸맞는 재치있는 언변, 에피소드마다 치밀하게 깔려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테마, 감동적인 장면에 항상 깔리는 명곡들, 그리고 셜록 홈즈2에서 영감을 받아서 만들었다는 것처럼 구석구석 숨어있는 패러디와 비유들은 쉽게 질리지 않는 요소들이다.

1×09 DNR (Do not resuscitate)

유명한 트렘펫 연주자인 존 헨리 자일스가 연주 도중에 호흡곤란을 일으켜 실려온다. 이미 주치의가 ALS3라는 진단을 내린 상태지만 하우스 박사는 존의 마비 증세가 다른 원인에서 왔다고 판단, 치료를 시작하는데 존은 ALS로 인해 얼마 살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죽을 거라는 두려움에 DNR(소생 거부) 서류에 서명한다. 곧 호흡 곤란을 일으키자 하우스 박사는 DNR 환자라는 사실을 무시하고 삽관을 통해 존을 살리고, 이에 분노한 존은 소송을 제기하는데…4

위의 OCN 에서 퍼온 에피소드 소개와는 달리, 이 에피소드에서 말하고자 하는 건 고통스러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이 에피소드를 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좀 더 상황을 설명하자면, 유명한 트럼펫 연주자인 자일스는 질병으로 인해 트럼펫 연주가 힘들어져서 음악 활동을 중단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연주를 시도하다가 호흡 곤란으로 쓰러져서 병원으로 실려온다.

더 이상 트럼펫을 연주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에 매우 낙담한 자일스는 소생 거부, 즉 위급 상황에 빠질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인위적인 조치를 거부하는 서류에 서명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안있어 자일스는 정말 위급 상황에 빠지게 되고 이 때, DNR 때문에 다른 의료진들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하우스 박사가 뛰어들어 삽관을 해서 자일스를 살리게 된다. 다시 의식을 되찾은 자일스는 이에 분노해서 소송을 제기한다.

병으로 인한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이 에피소드의 주제와는 거리가 있다. 그보다는 자신에게 있어 전부나 다름없는 한가지에 매혹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아래는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기억에 남은 대화 중 하나이다. 소송을 제기한 이후 자일스와 하우스 박사 사이의 대화다.

John Henry Giles : 다리 저는 게 어떤 건지 경험해 봐서 알죠. 반지가 없어진 약지 손가락도 잘 알고요.

박사님이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참 수수께끼더군요. 보통은 구해주길 바라지도 않는 사람을 구하려고 자신의 경력을 희생하고 감옥에 갈 위험을 무릅쓰지는 않을 거요. 정말로 절실하게 집착하는 “어떤 것”이 있으니 그러신 거겠지.

보통 사람들이 아내, 자식, 취미 등등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적나라하고도 아프게 가슴을 때리는 그 “어떤 것”이 없기 때문이오.  내게는 그게 음악이고 박사님에겐 의술이죠. 자나깨나 생각하게 되는 그 무엇, 보통 사람 노릇을 못하게 만드는 그 무엇을 얘기하는 거요. 그 때문에 우린 훌륭한 실력을 갖추고 최고가 되지만 나머지 모든 것들은 잃게 되죠.

퇴근 후 집에 가면 여인이 마실 것과 키스를 베풀어 주는 그런 일은 결코 우리에겐 일어나지 않을 거요.

House : 그래서 신께선 전자렌지를 창조하신 거죠.

Giles : 맞아요. 하지만 그 집착하던 것마저도 잃어버리면 모두 끝나버리는 거요.5

대사 원문 보기 ▼

누군가 말했었다.

열정이란 하나에 모든 것을 쏟는게 아니라 하나를 위해 다른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것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내가 느낀 것도 비슷한 것이었다. 얼핏 보면 똑같은 말인거 같지만 그 뉘앙스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만약 하우스 박사가 의술에 모든 것을 쏟는다면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그가 가진 모든 능력, 인맥, 자원 등을 총동원해서 의술을 추구하는 것이다. 물론 이 상황이라면 그가 의술을 더 이상 추구할 수 없는 감옥으로 가는 건 절대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사실 그게 의술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도 상관없을 것이다. 의술에 모든 걸 쏟다가 나중에는 음악에 모든 걸 쏟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어떤 것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은, 오로지 그것만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추구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그것이 아니면 안된다는, 어떤 절대적인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다.

하우스는 의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렸기 때문에 의술을 상황에 따라 굽히는건 그에겐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가 가진 마지막 하나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그는 타협할 수 없다. 모든 것을, 설령 그의 목숨을 잃는다 해도 그는 멈출 수 없을 것이다.7

어쨌든 이런 이야기들을 보고 있자면 과연 나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이 어떤건지 자문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느끼는 거지만 자신을 안다는 것은 타인을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좀 더 많이 생각하고 느끼고, 자신 속으로 천착해야 할 시간들이 아직은 내게 많이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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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쉽게도 이 글을 쓴 이후, 하우스도 시즌 3 이후로는 보지 못하고 있다. :( []
  2. Holmes 는 발음상으로 Homes 와 같다. 물론 House 는 대놓고 House 이고, 친구인 닥터 윌슨은 닥터 왓슨 … 이밖에도 제작진이 숨겨놓은 많은 공통점들이 있다. []
  3.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일명 루게릭 병 []
  4. http://www.onmoviestyle.com/series/skin_01.asp?os_seq=101 []
  5. NSC 자막팀의 자막 참고 []
  6. http://tviv.org/House,_M.D./DNR []
  7. 뒤로 가면 고집 센 하우스 박사가 자신의 고집 때문에 발생한 외부적인 이유로 의술을 포기하게 될 상황이 오자 고집을 꺾기도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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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원근’s avatar

    저 대사 정말 생각할거리를 많이 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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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J.Strane’s avatar

    황원근// 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 이 글을 옮기면서 다시 봐도 여전히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중요한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지는 않겠지만, 살면서 한번쯤 찾아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하우스 박사처럼 외골수라면 그것도 좀 무섭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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